김건희 여사, 경복궁 어좌 착석 논란에 국가유산청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경복궁 근정전 어좌 착석 및 종묘 비공개 차담회 등 국가유산 ‘사적 유용’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나왔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가유산을 보존·관리하는 책임자로서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논란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에서 열린 비공개 차담회에 이어 국보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임금이 앉는 자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더욱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가 국가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전 경복궁 관리소장인 고정주 법무과장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여 “김건희 씨가 근정전 내부에서 어좌에 올라간 부분은 분명하게 기억한다”고 증언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고 과장은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이었던 황성운 씨와 함께 김건희 여사를 수행했으며,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관련 공직자에 대한 직무 배제를 고려하고 있으며, 야당은 국가유산 수호 기관이 국가를 모욕하는 행위를 비호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취임 후 국가유산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고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약속했지만, 이번 논란은 국가유산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응천 전 청장 재임 시절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 현재 청장은 공식 사과했지만, 과거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유산의 사적 이용 방지 및 관리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법규 및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