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과 대규모 인공지능(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AMD는 내년 3분기부터 오라클에 인스팅트 MI450 시리즈 GPU 5만 개를 공급하여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오픈AI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AI 칩 공급 계약으로, 엔비디아의 독점적인 AI 칩 시장에 AMD가 강력하게 도전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AMD의 인스팅트 MI450 시리즈는 72개의 칩을 하나로 작동하는 대형 랙 크기 시스템으로 조립할 수 있는 AMD 최초의 AI 칩이다. 이는 최첨단 AI 알고리즘을 만들고 배포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평가받으며,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과 함께 AMD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도 AMD 주가는 1.8%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AMD의 성장세는 단순히 칩 공급을 넘어 삼성전자에도 상당한 수혜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AMD가 빅테크 기업에 AI 칩 판매를 확대할수록, 삼성전자의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수요 또한 급격히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HBM4 등 고수익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물론, 아직까지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칩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며, 높은 밸류에이션은 AMD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MD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파트너십 강화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AI 칩 시장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AMD의 이번 오라클과의 계약은 이러한 변화의 중요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